“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는 디스커버리4만큼 감성이 없을까?”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시리즈는 한때 “프리미엄 오프로더의 정수”로 불릴 만큼, 강한 개성과 감성적 디자인으로 팬층을 형성해왔다. 특히 디스커버리4(2009~2016)는 단단한 외관과 실용적인 구조, 전통적인 랜드로버의 매력이 녹아들어 있던 명차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디스커버리5(2017~현재)는 많은 기술적 진보와 세련된 스타일링에도 불구하고, 팬들 사이에서 “감성이 사라졌다”는 아쉬운 평가를 종종 듣는다. 왜 그럴까?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감성’이라는 정체성은 약화된 걸까?

▶ 각진 바디의 미학에서 곡선의 무난함으로
디스커버리4의 디자인은 거침없는 박스형 바디와 비대칭 테일게이트, 그리고 범퍼 하단까지 이어지는 수직형 테일램프가 아이덴티티였다. 이 디자인은 오프로더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랜드로버다움’을 시각적으로 각인시켰다.
반면 디스커버리5는 곡선 위주의 유선형 바디, 통합형 테일게이트, 매끈한 라인을 통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세련미를 강화했다. 물론 디자인 자체는 훌륭하지만, 그로 인해 ‘툭 튀어나온 개성’이 희석되었다는 평이 나온다. “지금 디스커버리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고급 SUV 중 하나처럼 느껴진다”는 팬들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 프레임 바디의 존재감과 모노코크의 효율성
디스커버리4는 프레임 온 바디 구조였다. 이는 험로 주행 시 차체의 강성과 뒤틀림 저항에 탁월했고, 그만큼 ‘무식하게 강한’ SUV로서의 이미지가 컸다. 팬들이 이 차를 “영국판 험비”라 부를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디스커버리5는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PLA 모노코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연비 개선, 무게 절감, 승차감 향상 등에 큰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터프함’이라는 감성적 가치를 덜어낸 구조다. 이는 논리적으론 ‘좋은 방향’이지만, 감성적으론 ‘다른 방향’이 되었다.

▶ 실내 인테리어: 버튼의 시대에서 디지털 UI로
디스커버리4의 인테리어는 각 기능이 직관적인 물리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운전자는 기능을 한눈에 파악하고 사용할 수 있었고, 이는 전통적인 오프로더 감성과도 잘 어울렸다.
디스커버리5는 듀얼 디스플레이 기반의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완전히 전환됐다. 물론 더 편리하고 고급스럽지만, 오프로더로서의 ‘무뚝뚝한 감성’이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탱크 같은 차를 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던 4세대의 ‘투박함’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 오프로드 능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디스커버리5의 오프로드 성능은 디스커버리4보다도 발전했다. 터레인 리스폰스 2 시스템, 자동 지형 감지,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최대 900mm의 도하 능력 등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다. “그렇게까지 준비가 되었는데, 정작 도심에서만 보인다.” 즉, 감성의 불균형이다. 디스커버리4는 차 자체가 오프로드처럼 보였지만, 5는 오프로드를 할 수 있어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감성의 차이는, 이처럼 실사용과 별개의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가진다.

▶ 감성의 문제는 결국 정체성의 문제
디스커버리5는 훌륭한 SUV다. 조용하고, 빠르고, 편안하며, 똑똑하다. 하지만 디스커버리4를 소유했던 이들은 “이제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아니라 그냥 ‘잘 만든 프리미엄 SUV’ 같아졌다”고 말한다.
정체성이라는 건 수치로 증명되지 않는다. 감성은 수치 이상의 요소다. 디스커버리4는 전형적인 랜드로버였고, 그래서 팬들이 아직도 중고 매물에 목을 매는 것이다. 반면 디스커버리5는 넓은 대중을 위한 차로 진화했지만, 동시에 한 줌의 마니아층은 잃어버렸다.

“디스커버리5는 훌륭한 SUV다. 단지, 랜드로버 팬들이 말하는 ‘디스커버리’는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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